'일기'에 해당되는 글 11건

  1. 2007.11.28 교회
  2. 2007.11.15 완전 평면
  3. 2007.11.13 삼성사건의 끝
  4. 2007.11.09 행복 조각모음
  5. 2007.11.07 싸움질

교회

일기 2007. 11. 2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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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 회


우리 아파트 뒤에 새 아파트가 세워졌다.

우리가 500세대 쯤 되는데 새 아파트는 1500세대가 넘는 큰 아파트이다.

새로 입주하는 사람들이라 모두 즐거운 표정들이다. 아파트 담벽으로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줄줄이 붙어 있었는데 대부분 장사 속이었다. “입주를 축하합니다. 입주자들에게 돌침대 30% 세일” 리모델링 선전, 커튼 선전, 식당 선전, 공부방 선전 등 다양했다.

그런데 그 사이에 각기 다른 교회 선전이 세 개나 보였다. 그리고 그 중 두 개의 교회에서 작은 텐트를 치고 차를 나눠주며 선전을 하는 것이었다. 모두 주변에 있는 교회들이었다.

장사꾼들처럼 서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 나에게는 좀 어색하게 느껴졌다. 교회는 이익집단이 아닌데도 서로 사업을 하듯 경쟁하는 것이 영 거슬렸다.

곰곰 생각해 보니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는 교회가 너무 많이 생겨서 서로 생존 경쟁이 치열해 진 것이었다. 이 동네에 교회가 하나만 있다면 그렇게까지 경쟁하지 않아도 될 것이었다.

 두 번째는 점점 교회가 이익집단으로 변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자기의 교회가 세력이 커져 유명한 정치가나 판사나 의사가 많으면 좋은 교회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업하는 사람들은 사업상, 정치가는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교회를 다닌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신도가 적으면 교회를 운영하는데 곤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교회가 이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순수한 신앙을 목적으로 한다면 교회가 너무 많다.

교회의 통폐합이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하나의 같은 신아래 너무 많은 제사장들이 있는 것은 아닐까? 교회가 통페합되고 남은 교회는 모두 노인정으로 바뀌면 더 살기 좋은 이승이 되어 하느님이 우리를 더 예뻐하시지 않을까? 


Posted by 장돌

완전 평면

일기 2007. 11. 15.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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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전 평면


 얼굴이 합죽이어서 그 놈의 별명이 ‘완전 평면’이었다.

처음 그 별명을 들었을 때 어떻게 웃음이 나왔었는지......

눈썹의 양 끝은 밑으로 쳐져 있었지만 항상 웃는 얼굴이었다.

눈 밑에 있는 죽은깨가 무척 장난꾸러기처럼 보이게 만들었고 키가 다른 놈들보다 훨씬 작았는데 내가 키가 몇이냐고 물어보면 “그건 비밀인데요”라고 씩 웃곤 했다.

 작년 그 놈이 2학년 때 나는 ‘기초학력반’을 맡아 방과 후에 기초학력이 떨어진 몇 명을 데리고 기본적인 산수며 읽기, 쓰기 등을 가르쳤었다.

 그 놈은 무척 명랑해서 3학년들에게는 “형,형”하며 잘 따랐고 후배 1학년들에게도 마치 친구처럼 어울려서 학년의 경계가 없이 잘 어울렸다. 선생인 나에게도 쓸데없는 질문 등을 던지며 언제나 붙임성 있게 굴었다. 성적이며 외모가 도통 불편하지 않은 그 놈을 선,후배가 모두 좋아했고 나도 그 놈에게 무척 정이 생겨 복도에서나 어디에서 만나면 괜히 툭툭 건들며 얘기를 걸곤 했다.

 그 놈이 시설 수용원(고아원)에 있다는 것을 내가 안 것은 1년이 지나 그 놈이 3학년이 됐을 때의 일이었다. 기초 학력반도 맡지 않아 그 놈과 만날 시간이 거의 없었는데 저의 담임과 이야기 하다 우연히 알게 되었다. 아빠는 일찍 돌아가시고 엄마는 어찌됐는지 모른다고 했다. 그 후론 그 놈에게 연민의 정을 많이 느꼈다.


 그리고 가을 축제 때 그 놈이 춤을 추는 것을 보았다.

공부도 못하고 해서 무슨 재주라고는 있으리라도고는 생각지도 못했었다. 

세 명이 나와서 뒹구는 힙합 댄스였는데 얼마나 잘 추는지 축제의 하이라이트가 되어 버렸다. 그 중에서도 완전 평면이 추는 춤은 거의 프로 수준이었다. 한 손으로 도는 고난도 기술까지도 쉽게 해내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최고의 인기스타가 돼 버렸다.

 축제의 그 날 최고가 된 ‘완전 평면’

그 놈은 일년 중 오늘만 기다렸을지 모른다.

공부가 없고 자기 재주를 마음껏 펼치는 날.

아니 그 놈은 365일 모두 다 자기 재능을 펼치는 그런 날이 되기를 바랐을 것이다.

나는 그 놈이 열렬한 박수를 받는 것을 보고 눈물이 맺혔다.

그리고 나는 그 놈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으리란 확신을 가졌다.



Posted by 장돌

삼성사건의 끝

일기 2007. 11. 1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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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사건의 끝


오늘 교무실에 흡연으로 처벌을 받는 놈 4명이 학생부장에게 끌려 왔다.

처벌 중에 다시 흡연으로 걸린 것이다.

그런데 2놈은 4명 모두 피웠다고 하는데 나머지 2놈은 안 피웠다는 것이다.

학생부장은 너무 화가 났고 옆에서 듣는 나도 화가 났다.

4놈을 직접 대면했는데 계속 2놈은 모두 피웠다고 하고 2놈은 절대 안 피웠다는 것이다.

“보건소에 가서 흡연 측정기를 불자”고 해도 끝끝내 안 피웠다는 것이다.

너무나 뻔한 거짓말이다.

그 끝은 어땠을까?

학생부장이 내일 2명의 부모를 소환하기로 하고 끝냈다.

내일 그 부모님들은 거짓말을 한 자식들이 얼마나 미울까?

요즘 얘들이 그러는 것일까? 세태가 그러는 것일까?


삼성에 근무했던 한 변호사가 천주교 사제단과 검찰 고위직에 삼성이 정기적으로 떡값을 줬다고 폭로했다. 삼성과 본인들은 그런 일이 절대 없었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검찰 총장 내정자도 있었고 국가 청렴 위원장도 있었다.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

삼성의 문제만이 아니라 지금 우리나라 현실이 그렇다.

삼성만 그랬겠는가? 검찰 몇 사람만 받았겠는가?

준 것으로 따지자면 다른 대기업도 그렇고 받은 것으로 따져도 사법부 뿐만 아니라 행정부 입법부 까지도 그랬으리라.

거짓말로 치자면 우리 국민 모두가 거짓말쟁이인지도 모른다. 또는 그 거짓말을 못 듣는 척하는 방관자 인지도 모른다.

삼성의 이번 사건의 끝은 뻔하다. 바위로 달걀 치기 게임이다. 바위에 계란 흔적만 조금 남을 뿐일 것이다.

몇 명 옷 벗고 삼성은 더 교묘해 질 것이다. 국민들은 또 금방 망각의 다리를 건널 것이다.

투명한 지도자, 투명한 기업가, 투명한 국민이 될 때 조금 더 행복한 나라가 되지 않을까?


Posted by 장돌

행복 조각모음

일기 2007. 11. 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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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 조각 모음


내가 자주 가는 산 정상의 능선은 좀 길고 평평한데 중간에 휘어져 나무로 가리워진 부분이 있다. 그 곳을 지나면 언제부턴가 배뇨의 감정이 생긴다.

 그 곳은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고 앞으로는 도시가 훤히 잘 보인다.

그 곳에서 볼일을 보노라면

위로는 하늘의 정기를 받고, 아래로는 도시에 대한 (또는 인간에 대한) 항의를 쏟아 낼 수있다.

 산상의 방뇨(山上 放尿)는 묘한 즐거움이 있다.

 짧지만 즐거운 나의 방뇨.


 나는 이제 짧고 작은 기쁨도 고마워하며 즐기기로 했다.

 어차피 인생은 짧은 시간들의 조각모음이니까.


즐거운 영화 한 편도, 눈부신 가을 풍경도. 생일 파티의 즐거움도, 일요일밤 코메디 프로도 즐기기로 했다.


행복을 조각모음하면 내 인생도 행복으로 가득 차겠지.


Posted by 장돌

싸움질

일기 2007. 11. 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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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질


어제 밤에도 윗집은 싸움질이었다.

알콜중독 남편이 허구한 날 아내에게 시비를 건다.

처음 몇 번은 남의 집 싸움이 불구경처럼 재미있더니 밤 늦게 싸우는 소리에 잠을 설치는 것이 잦아서 지금은 짜증이 많이 난다.


두 집안이 있다.

두 집안이 매일 날마다 서로 헐뜯고 싸움질이다.

남의 집 불행이 자기 집의 행복이 되고 남의 집 행복이 자기 집의  불행이 되는 그런 철천지 원수의 집안이다. 나는 누구의 편도 아니다

한 집은 이름도 자주 바뀌고 사람들도 헤쳐모여를 잘 한다. 지금은 ‘대 통합 민주 신당’인가 뭔가로 바뀌었다. 여당이었는데 사람들이 너무 자주 바뀌고 바뀌어 지금은 여당인지 야당인지 구분이 잘 안된다. 나도 처음에는 그 집 편이었는데 지금은 믿음이 잘 안가서 냉담해졌다.

 한 집안은 ‘한나라당’인데 전혀 한마음이 아닌 것 같다.  그 집 가장이 도둑질했다고 그 집 식구들이 고발하더니 이제 그 집 늙은 할아버지도 가출해서 다른 살림차린다고 악쓰고 난리다. 한 지붕 여러 집인 것이다. 그 집안에도 정이 안 간다.

두 집 다 개판 오분 전을 넘어 개판이다.


 서로 싸움질하는 것이 처음에는 재미있었는데 지금은 왕짜증이다.

그들 싸움이 고스란히 내 피해가 되는 것이다.

잘못 했다가는 강 긁어 판다고 까닭 없이 세금을 많이 내야 되고 교육이 개판 돼서 내 자식이 고생 할 판이다.


이 나라에는 나라를 한 방향으로 이끌 인재는 없고 권력을 쥘려는 자는 많다.



Posted by 장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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