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일기 2007. 11. 30.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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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  출


내 방에는 여름부터 거미 한 마리가 산다.

컴퓨터 책상 밑 모서리 끝에 집을 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놈은 살 곳을 잘못 찾았다.

아파트 안에 무슨 벌레들이 있으리라고........

진즉 내가 쫒아 냈어야 하는데.......


밤에 산책을 하는 길에 붕어빵을 파는 젊은 부부가 있다.

20대 후반으로 보이는데 남자는 참 착해 보이고 여자는 얼핏 보면  우리나라 사람같지만 몇 번을 보니 아마도 필리핀이나 다른 나라에서 시집 온 듯 했다.

낮에는 안 보이는 것이 아마 다른 일을 하다가 밤에 붕어빵을 굽는 모양이다.

그런데 그 장소가 영 신통치 않다. 사람이 별로 다니지 않는 2차선 도로에서 장사를 하는 것이다. 100미터 정도만 가면 사람이 많이 다니는 거리가 있는데도.......

단속이 무서워서일까? 근데 다른 사람들은 거기에서도 장사를 잘 하던데 이상하다?

도대체 저 골목같은 길거리에서 하루에 얼마치를 파는지 궁금했다.

‘그 곳에서 벗어나야 되는데’ 그 곳을 지나치면서 늘 그 생각으로 답답했다.


북한에서 살고 있는 사람은 힘들지만 탈출해야 더 좋은 삶을 누릴 것 같다.

아프리카에서 굶주리며 비참한 생활을 하는 사람은 다른 나라로 가야 한다.

와리스 디리는 13살에 맨발로 아프리카 사막을 건너 미국으로 와서 성공했다.


나는 지금 갇혀 있지는 않을까?

먹이도 없는 곳에 집을 짓지 않았을까?

누가 봐도 한심한 곳에서 삶을 펼치고 있지는 않는걸까?

내 삶은 지금 다른 어떤 곳으로 탈출해야 되지는 않을까?


Posted by 장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