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10.09.09 화장실에서
  2. 2010.09.07 거미집
  3. 2010.09.01 가슴 설레임

화장실에서

일기 2010. 9. 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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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


여름이 가고 있는 화장실에는 잠자리만큼 큰 모기들이 극성이다. 극성을 넘어서 공포스럽다. 하루에도 서너 번 들리는 내 직장의 화장실은 모기 뿐 만이 아니라 위생 상태, 냄새 등 으로 별로 즐거운 시간이 못 된다.

화장실에서 즐거운 시간을 갖는 나만의 방법을 찾자.


화장실 물내려가는 소리는 깊은 산 속 계곡의 맑은 물소리로.

공포스런 모기는 예쁜 날개를 가진 아름다운 새로.

화장실의 악취는 깊은 숲 속에서 나는 100년이 넘는 더덕냄새로.

여기 저기 굴러다니는 화장지 들은 깊은 숲에 떨어져 뒹구는 낙엽으로.

그래서 화장실에 머무는 시간을 깊은 산 속에서 자연을 즐기는 시간으로 생각하면 된다.


어차피 소리며 냄새며 보는 것의 좋고 싫음의 기준은 우리 인간이 만들어 놓은 기준일 뿐이니 내 감각에 대한 나만의 기준을 세우면 된다.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은 인간의 기준이 우선이 아니라 나의 기준이 우선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나는 우주의 주인이므로.

남들이 또라이라고 하든지 말든지.

Posted by 장돌

거미집

일기 2010. 9. 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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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집


오늘 아침 좁은 산길을 걸으면서 내 앞을 가로막은 거미집 몇 채를 허물어 버렸다.

거미집을 부술 때면 거미가 밤새워 힘들게 지은 집이었을 것을 생각하고  항상 미안한 생각이 든다.

미안한 생각이 드는 이유는

거미집은 주거 공간과 함께 생계를 해결하는 터전이기 때문이리라.

주거와 생계를 함께 해결하는 거미의 집은 참 효율적인 것이다.


우리 인간들의 집을 생각해 보았다.

원시 시대에는 굴이나 움막을 지어 살았을 것이다.

삼국시대나 고려시대 때쯤은 가난하여도 자신이 직접 산 아래 흙으로 초가를 짓고 살았으면 되었으리라.

그러던 것이 언제부터 집 한 쪽을 다른 사람에게 내어 주고 돈을 받는 것으로 변하였다가

이제는 투자의 대상을 넘어 투기까지 하고 있으니 가히 인간들의 집의 의미도 거미의 집처럼 생계의 수단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거미를 닮아가는 걸까?

우리도 현명해지는 걸까?

근데 이상한 것은 거미들은 빈부의 차가 없는데

우리 인간은 집으로 하여 빈부의 차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침에 괜히 쓸데없는 생각을 했나?

Posted by 장돌

가슴 설레임

일기 2010. 9. 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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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설레임


언제부터인지 가슴 설레임이 사라져 버렸다.


예전에는 설레임이 참 많았었는데.............

소풍 가기 전 날의 설레임. 크리스마스의 설레임, 수학여행의 설레임, 축제의 설레임,

사랑에 대한 설레임.........

메아리처럼 아스라이 느껴지는 설레임들이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세월 때문일까?

엊그제 홍수처럼 내 마음의 설레임을 세월이 모두 다 휩쓸고 가버렸을까?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필요없는 세밀한 내 감정들을 마모시킨다는 것일까?


아침에 산을 오르면서 심장이 빨리 뛰는 것을 느꼈다.

설레임도 그랬다. 생각해 보면 설레임도 심장이 빨리 뛰었었다.

두근두근 거렸다. 무슨 선전 문구처럼 ‘두근두근 투모로우’였다.


심장 뜀 = 가슴 뜀 = 설레임


밤마다 학교 운동장을 빠르게 도는 우리 동네 아줌마, 아저씨들은 모두가 날마다 설레임 속에서 사는 행복한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Posted by 장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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